러시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 가운데는 '불새'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불새'로 더욱 유명한 내용이지요.
한 소년이 위기에 처한 불새를 구해주었더니 불새는 그 보답으로 작은 황금 깃털 하나를 뽑아서 소년에게 건넸고 소년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순간 깃털을 허공에 던지니… 깃털은 불새가 되어 소년을 도왔다는 이야기입니다.
불새의 황금 깃털 하나는 아주 작고 가벼운 것에 불과하지만 그것은 불새의 것이니 불새와 다름없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깃털과 몸통' 각종 대형사건마다 등장해왔던 익숙한 단어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국민도 속았고 국민의당도 속았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불과 대선 나흘 전 선거판을 뒤흔들어놓을 수도 있었을 조작사건에 대해서 해당 정당이 내놓은 답변은 그러했습니다.
조작 사건의 가장 큰 수혜자였을 당사자에 대한 조사는 간단한 면담으로 마무리됐고… 그 역시 거짓말에 '속았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결국 그릇된 충성심에서 비롯되었다는 이 모든 혼란은 깃털 같은 사람 하나를 깃털처럼 날리는 것으로 끝날 것인가.
그렇게 깃털을 날려 보낸 사람들은 그 다음의 구원을 기대하겠지만 기대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은 자신들도 스스로 인정하는 바….
"고개를 못 들겠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게 옳은지 유감"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신뢰 없는 정당 어떻게 존립할 수 있나" 김태일 국민의당 혁신위원장
국내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하늘 높이 나는 새의 한쪽 날개에서 깃털이 단 네 개만 뽑혀도 새는 그만, 갈 길을 잃는다고 했습니다.
후~ 하고 불면 날아갈 것만 같은 그 깃털 하나는 아주 사소한 것, 아주 가벼운 것이 아니라 그 깃털 주인의 운명마저도 바꿔버릴 수 있다는 얘기죠.
그래서…깃털과 그 주인은 결국 한 몸이란 것.
신화에서는 신화적으로, 생물학에서는 생물학적으로, 정치에서는 정치적으로 그 둘은 한 몸이라는 것.
오늘(3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스트라빈스키: 불새
불새의 이야기는 러시아의 오랜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극은 이반 왕자의 모험담 형식을 하고 있다.
마왕 카스체이의 마술적인 나라에 이반 왕자가 우연히 당도하게 되고, 불새를 발견한 왕자는 불새를 쫒게 되고 결국 왕자에게 잡히게 된다. 불새는 왕자를 도와줄테니 자신을 풀어달라고 애원하고, 결국 왕자는 불새의 꼬리에서 황금 깃털을 하나 뽑은 뒤에 불새를 풀어준다.
날이 밝자, 왕자는 성의 정원에서 놀고 있는 13명의 공주들을 보게 되고 그 중 한 여인에게 반해 사랑에 빠진다. 이 공주들은 모두 마왕 카스체이에게 잡혀 있다는 것을 알고는 공주와 결혼하게 요청하기 위해 카스체에를 만나지만 둘은 말다툼을 하게 되고 카스체이가 마법으로 왕자를 돌로 변하게 하려 할 때 왕자는 불새에게 얻은 황금 깃털을 기억해 내고, 깃털을 휘두르자 불새가 나타나 왕자를 구해준다.
카스체이와 그의 부하들이 불새의 마법으로 잠든 사이, 불새는 이반 왕자에게 카스체이의 비밀을 알려 준다. 카스체이의 영혼이 마법의 알 속에 숨겨져 있다는 내용이다. 왕자는 그 알을 깨트리고 카스체이는 죽게 되며 그의 마법이 풀려 화석으로 변했던 포로들이 사람으로 되살아 난다. 모든 사람들의 기쁨 속에 왕자는 공주와 약혼식을 올리면서 극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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