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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브리핑중 '걱정도 태산?'

eros 2015. 9. 21. 23:00

'걱정도 태산?'


얼마 전 구속된 KT&G 전 부사장의 이야기입니다. 담뱃갑 인쇄업체의 뒤를 봐준 대가로 한 갑 당 '3원'의 뒷돈을 챙겨왔습니다.

3원이 무에 대수냐… 이렇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3원과 3원은 모이고 또 모여… 5년 동안 그가 챙긴 뒷돈은 6억 원이 넘습니다.

말 그대로 티끌모아 태산. 차곡차곡 쌓으니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살 만큼의 돈이 된 것이지요.

오늘의 키워드, "걱정도 태산?"입니다.

오늘 앵커브리핑은 그 까마득하게 높다는 태산과 관련된 내용들을 풀어볼까 합니다.

여기 또 다른 태산이 있습니다. 담뱃값 인상에 따른 내년도 세수는 12조 6천억 원을 넘어설 예정입니다. 정부가 예상한 세수증가액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1990년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이 논란이었을 당시 한 개그 프로에서는 직접 1억 원을 차곡차곡 쌓아봤습니다.

그땐 5만원짜리는 없었겠죠. 만원짜리를 쌓아 봤더니, 1억원의 높이는 대략 1미터였고 비자금의 높이는 에베레스트 산만큼 높았다고 합니다.

또 있습니다. 흡연자들의 십시일반. 담뱃값으로 모인 세금산 역시 마찬가집니다. 차곡차곡 쌓으면 높이만 무려 126km입니다. 태산보다도 에베레스트산보다도 엄청나게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태산은 하나가 더 있습니다.

'청년 희망 펀드'

오늘부터 은행을 통해 기부가 시작됐습니다. 대통령을 시작으로 국무총리, 여당의원, 은행 경영진들까지…기부행렬은 줄줄이 이어지고 있더군요.

가진 자의 의무를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마음들일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그러나 한 켠에선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람들에게 이른바 '성의'를 강요하는 세금 아닌 세금. 즉 떠밀려 내게 되는 '준조세'는 아닌가. 이러다 MB정부 시절, 난데없이 모금이 시작된 '통일항아리'와 비슷한 운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입니다.

더구나 사내유보금이 사상최대라는 기업들이 돈이 없어서 채용을 줄인 건 아니겠지요.

정부도 갑갑하니까 이런 고육지책까지 생각해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태산 저런 태산들 사이로 이른 단풍소식이 들려오는. 걱정도 태산인 9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