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을 그으며

손석희 앵커브리핑중 '약속'…지키는 자와 지키지 않는 자

eros 2016. 11. 28. 23:00


'약속' 여기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이 있습니다.

"내 이 이루어지는 나라"

대통령이 내건 대선 슬로건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꿈의 주어는 '시민'이 아닌 '장막 뒤의 사람들' 이었지요. 약속은 마치 꿈인 양 어디론가 흩어졌습니다.

"100퍼센트 대한민국"

그러나 우리는 국민과 비국민으로 갈라 세워져야 했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치킨과 피자로 조롱을 당해야 했습니다.

눈물을 보였던 세월호의 약속 역시 대통령의 마음속에선 어느새 증발되어 간 것 같습니다.

경제민주화라는 거창한 구호는 재벌과의 뒷거래로 묻혀갔고, 공염불이 된 검찰 독립의 약속.

또 기초연금, 누리예산… 가장 기초적인 복지공약은 파기됐습니다.

'늘.지.오.' 늘리고 지키고 올린다던 노동공약은 역주행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했던 약속. ("검찰조사 성실히 임하겠다") 모든 국민 앞에서 공언했던 그 말조차 이제는 지킬 수 없다고 합니다.

"급박한 시국에 대한 수습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라고 하니,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필경 '약속'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은 '유리지갑'이라고 불릴지언정 세금을 꼬박꼬박 납부했고 (납세의 의무),

듣도 보도 못한 질환으로 병역을 피하지도 않았고 , 코너링이 아무리 탁월하더라도 특혜를 받지도 않았습니다.(국방의 의무)
말을 못타는 대신 성실하게 공부해 성적을 얻었고 (교육의 의무

자신의 일터에서 묵묵히 일했습니다.(근로의 의무)

이것은 민주국가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약속들…

또한 우리는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 고 김관홍 잠수사

마지막까지 물속의 아이들을 구해내고자 했던 민간잠수사는 약속을 지키지 못함이 못내 마음에 걸려 뒷일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습니다.

지난 다섯 번의 토요일동안 평화의 기적을 만들어낸 시민들은 다시금 그 약속들을 떠올렸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엔 청와대의 면전에서 평화롭게 물러나던 시민들… 그들은 평화집회의 약속을 그렇게 지켜냈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국가는… 그 수반은 부끄럽지 않은가…

시민들이 거리에서 외치고 있는 그 선언은 약속이 버려지는 그 불통의 시대를 뒤로 함이며 일방통행으로 일관하는 오만의 시대를 뒤로 함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약속을 방기했던 국가가 약속을 지킨 시민사회에 경의를 표할 시간이 아닌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