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노동자는 밤을 새가며 동전을 헤아려 분류했습니다. 수북하게 뒤섞인 총 2만 2802개의 동전.
이것은 그들 4명이 받았어야 했던 밀린 급여였습니다.
차일피일 습관적으로 급여 지급을 미루던 업주는 노동자들이 항의하면서 출근하지 않자 3시간 동안 차를 몰고 6군데 은행을 돌아다니며 동전을 바꿔 그들 앞에 부려놓았습니다.
언제부턴가.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동전 급여 논란, 하나같이 똑같은 마음을 그 기저에 깔고 있습니다.
"괘씸하다"
고용주가 외국인 노동자에게, 식당 사장이 아르바이트생에게… 혹은 배달원에게 품은 '괘씸하다'는 그 마음…
나보다 조금 약한, 혹은 우습다고 보여지는 '사회적 약자'가 '감히' 나에게 노동의 대가를 요구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그 까닭 없는 '역정'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가.
최근 화제가 되었던 사진입니다.
헌 옷을 걸치고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아이.
선생님이 아이에게 낸 문제는 이랬습니다.
"자신을 그림 속 아이와 비교해봅시다. 난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설명해봅시다"
나보다 불행한 아이의 모습을 통해서 나의 행복을 깨달아야 한다는 의도였겠지요.
그러나 이 초등학생의 답변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남의 아픔을 보고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아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같이 아픔을 해결해주려 하고 같이 잘 먹고 잘 살아야 될 것이다"
아이는 '같이', 즉 '함께'를 정답으로 골랐습니다.
동전 급여와 함께 '모멸감'을 덤으로 받았을 그 노동자의 가슴에는 밤새 세었던 동전의 그 금속성 내음이 상흔이 돼서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하죠.
"고기 안 사줘도 좋으니… 우린 급여를 달라고 했을 뿐."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렇게 괘씸한 부탁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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