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화 관 련

영화속에 숨겨진 경제이야기1 스파이

eros 2015. 8. 27. 13:56



요즘 스파이는 날렵하고 섹시한 것이 대세다. 007이 그렇고, 킹스맨이 그렇다. 누가 봐도 범상치 않다. 그런데 이런 요원들도 단점은 있다. 한눈에 딱 ‘스파이’라는 티가 난다. 스파이의 핵심은 상대가 스파이라고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후덕한 몸매에 푼수라면? 더구나 여자라면? 그것도 본드걸의 몸매가 아닌.

폴 페이그 감독의 <스파이>는 이웃집 아줌마 스타일의 스파이를 창조해 냈다. CIA 내근 요원인 수잔 쿠퍼(멜리사 맥카시 분)는 외친다. “난 CIA에 들어오면 멋진 스파이가 될 줄 알았어. 그런데 뒤치다꺼리나 하고 있잖아.” 그녀는 뭔가 멋진 일을 하고 싶어서 사표를 내고 교직을 내던졌다. 하지만 후덕한 몸매에 사람 좋은 얼굴은 스파이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CIA 본부에 앉아서 모니터를 통해 브래들리 파인(주드 로 분)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핵무기 밀거래를 막기 위해 작전을 수행하던 브래들리가 죽고 다른 요원들도 정체가 탄로난다. 급해진 CIA는 수잔을 대체 요원으로 투입한다. 알고 보니 수잔은 CIA에 들어올 때 최고의 성적을 냈던 재원이다. 하지만 CIA 국장은 그녀가 미덥지 못하다.

브래들리를 대신해서 현장에 투입되는 수잔. 두려우면서도 “내가 스파이가 되다니!”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수잔의 동료 요원은 “넌 잘할 거야”라며 계속해서 힘을 넣어준다.


수잔은 원래 교사였다. 그녀는 왜 안정적인 직업을 박차고 나온 걸까. CIA는 봉급도 그다지 많지 않다. 힌트는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H. Maslow)의 ‘욕구 5단계 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는 타고난 것으로 욕구의 강도와 중요성에 따라 5단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1단계 욕구는 생리적 욕구다. 먹고 자는 것과 성욕이다. 2단계 욕구는 안전에 대한 욕구다. 위험, 질병, 추위, 빈곤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는 것이다. 저축은 미래의 빈곤을 대비하기 위한 안전 욕구다. 또 마음의 안정을 추구하는 욕구도 여기에 속한다. 3단계는 사회적 욕구다. 가정을 이루거나 친구를 사귀는 것, 혹은 어떤 단체나 조직에 소속돼 애정을 느끼고 싶어하는 욕구다. 4단계는 자기존중의 욕구다. 소속 단체의 구성원으로서 명예나 권력을 추구하는 욕구다. 마지막 5단계가 자아실현의 욕구다.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십분 발휘해 목표한 것을 성취하려는 욕구다. 매슬로는 아래 단계의 욕구가 충족돼야 다음 단계의 욕구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각 욕구들이 병렬적으로 펼쳐진 게 아니라 계단처럼 하나씩 올라간다는 것이다.


욕구 5단계 이론을 따르면 ‘교사’ 수잔은 3단계까지는 성취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짐으로써 의식주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고, 빈곤에 빠지거나 자신의 안전이 위협받을 가능성도 적다. 또 학교에 소속되면 조직에서 애정을 느끼고 싶은 사회적 욕구도 충족됐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4단계다. 교사 직업으로는 명예나 권력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기 힘들다. 특히 5단계에서 수잔은 목마름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수잔은 교사라는 직업은 안정성은 제공하지만,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십분 발휘해 성취감을 극대화시키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국가 조직(CIA)에서 국민의 안녕을 위해 공적인 일을 수행한다는 것은 상당한 성취감을 줄 수 있다.

핵무기 밀매자들은 핵을 구입해 뉴욕에 터트릴 심산이다. 수잔에게 주어지는 특수 무기는 모든 보안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스프레이 무좀약, 치질 환자용으로 포장한 마취제 물티슈 등이다. 수잔은 피자 배달용 오토바이를 타고 암살자를 추격하면서 외친다. “나 정말 멋진 것 같아!”



욕망의 5단계(매슬로우(Abraham Maslow)

심리학자 이브러엄 매슬로우(Abraham Maslow)가 주장한 인간의 욕망 5단계의 법칙은 구조론의 5단계 분류법과 닮은데가 있다.

■ 욕망의 5단계

첫 번째는 생존의 단계(Physiological)
두 번째는 안전의 단계(Safety)
세 번째는 사회적 성공의 단계(Social)
네 번째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단계(Esteem)
다섯 째는 자기 실현의 단계(Self-Actualisation)

인간의 욕구가 생존본능에서 자기실현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목표를 높여가고 있다. 인간은 사회가 발전하고 여유가 있을수록 더 높은 단계의 가치를 추구하기 마련이다. 개인의 욕망에 다섯 단계가 있다면 국가의 목표에도 5단계가 있을 수 있다.

■ 국가발전목표의 5단계

1. 생존투쟁단계 - 자주독립을 추구한다.
2. 안전투쟁단계 - 국가안보에 전념한다.
3. 성공경쟁단계 - 경제발전에 집착한다.
4. 인정투쟁단계 - 신분상승을 지향한다.
5. 자기실현단계 - 삶의 질을 추구한다.

이러한 분류방법을 구조론과 비교해 보자.

질 - 생존확보 - 배경
입자 - 안전확보 - 실체
힘 - 성공실현 - 연관
운동 - 신분상승 - 이행
량 - 자기실현 - 귀결

1. 생존 - 삶의 배경(질)은 무엇일까? 배경은 안과 밖의 경계를 긋는 것이다. 삶의 안과 밖을 가르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생존이다.

2. 안전 - 삶의 실체(입자)는 무엇일까? 몸뚱아리로 이루어진 구체적인 입자 형태이다. 그 외형을 갖추고 유지하려는 노력이 안전이라면 크게 틀리지는 않는다.(약간의 어폐가 있다)

3. 성공 - 삶의 연관(힘)은 대부분 관계맺기로 이루어진다.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성공을 결정한다. 예컨데 여성이라면 결혼이 최고의 성공일 것이다. 결혼은 관계맺기다. 남자라면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이다. 역시 관계맺기로 이루어진다.

4. 상승 - 삶의 이행(운동)은 특정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움직여가는 것이다. 사회에서는 주로 신분상승으로 나타난다. 신분상승이 아니라도 무언가 달라지는 것, 움직이는 것이다.

5. 자기실현 - 삶의 귀결(량)은 곧 행복이다. 최종적으로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삶의 질에서 얻어진다. 명예나 지위나 성공은 그 행복을 향하여 나아가는 과정이다.

위 분류에서 매슬로우의 안전개념은 부적절하며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이때의 안전은 부자가 가진 것을 지키는 안전이 아니라, 겨우 생존이 확보된 단계에서 타인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다. 즉 취직을 한다든가 가정을 꾸린다든가 내 집을 가진다든가 또는 어떤 그룹에 가입함으로서 자기존재를 보호받는 것이다.

예컨대 어린이가 열살이라면 생존본능에 지배될 것이다. 왜냐하면 생존이 힘겹기 때문이다. 스무살이 되면 집단에 소속되거나 결혼을 하거나 독립할 것이다. 이를 경제분야에 적용하여 본다면 1단계는 물불 안가리고 막노동이라도 하는 단계이겠고, 2단계는 그럴듯한 직장을 구하는 단계이다. 3단계는 일단 돈을 버는 것이고, 4단계는 승진해서 고향의 부모나 친구로 부터 인정받는 것이고, 5단계는 돈을 쓰며 인생을 즐기는 단계가 되겠다.

매슬로우의 안전이라는 개념은 미흡하다. 안전이 아니라 실은 어떤 구체적인 형태 (예컨대 직장이나 가정 등)를 추구하는 단계이다. 즉 2단계는 벌어놓은 돈을 지키는 안보의 단계가 아니라 내 집, 내 직장, 내 가정, 내 자동차 등 자기 것의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려는 단계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위 생존-안전-성공-상승-자기실현의 5단계가 질,입자,힘,운동,량의 5단계와 상당부분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욕망은 정신>의식>의지>의사>감정 순으로 고도화된다.

정신은 생존이며, 의식은 안전이며, 의지는 성공이며 의사는 상승이며 감정은 자기실현(행복)이다.

정신, - 생존본능(조건반사에 의한 본능적 대응) - 외부에서의 침해에 대한 기계적 대응이다.
의식, - 안전확보(자기존재 확립) - 두뇌의 활동으로 자기자신 전체를 컨트롤 한다.
의지, - 성공목표(잠재적인 계획) - 외부상황에 능동적으로 개입한다.
의사, - 상승노력(구체적인 실천) - 구체적으로 외부에 개입하여 행동한다.
감정, - 자기실현(행복의 추구) - 외부에 개입하여 무언가를 성취한다.

정신, 의식, 의지, 의사, 감정의 5단계는 타자에 대해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정도에 대한 판단이다.

정신>생존단계는 자신은 가만이 있는데 외부에서 자기 쪽으로 개입해 오는 것이다. 추위, 배고픔, 질병, 외부인의 신체적 공격, 육체적 고통 따위다.

의식>안전단계는 외부의 침해 없이 자기 스스로 자기 영역을 추스리고 관리하는 경우이다. 즉 추위나 배고픔 등 물리적 고통이 없는 상태에서 자기영역을 장악, 지배하는 것이다.

의지>성공단계는 외부의 환경 중에서 자신이 어디에 개입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능동적으로 외부세계에 개입하여 목표를 세우고 야심을 정하는 것이다.

의사>상승단계는 외부환경에 구체적인 액션으로 개입해 들어가서 일을 진행시키는 시간상의 진행과정이다. 즉 행동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감정>행복(자기실현) 단계는 행동으로 얻은 성과를 누리는 단계이다. 즉 능동적인 행동으로 무언가를 얻어서 그것을 가지고 누리는 것이다.



우리 삶에 있어서도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은 큰 의미를 지닙니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한 답을 주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자문하게 만듭니다. 이 이론은 한계점이 있음에도 심리학,마케팅,조직론 등 많은 분야에서 널리 활용하고 있습니다.